
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
-추신(ps)이 있는 詩
성 희 직
산 너머 탄광 재 너머 탄광이던 산업화 시절
탄광 사고로 매년 200명 이상 목숨을 잃었고
중경상자도 해마다 3천, 4천 명 이상 발생해도
정부와 회사는 증산보국(增産報國) 구호를 앞세웠고
도급제 막장은 광부의 안전보다 생산이 먼저였다.
회사는 암행독찰로 광부들의 불평불만 억누르고
지부장은 노조 민주화 목소리에 콧방귀를 뀌었다
서슬 퍼런 전두환 군부독재에 모두가 숨죽일 때
참다못한 동원탄좌 광부들 벌떼처럼 일어섰다
작은 불씨가 큰 산불로 번진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.
옳고 그름을 따지려고 노동조합에 모인 광부들
광부를 치고 달아난 경찰 지프에 한순간 폭발했지만
결단코, 그곳에 폭도가 된 광부들은 없었다
북한의 지령 받은 빨갱이는 더더욱 있지도 않았다
군중심리에 지부장 부인에 가한 ‘짓’은 분명 큰 잘못이지만.
광부들의 인간 존엄성을 짓밟고 잔혹한 폭력은 도리어
경찰이, 언론이, 계엄을 빙자한 공권력이 저질렀다!
주동자를 찾는다며 끌고 가 저지른 모진 고문과
‘폭도’ ‘빨갱이’ 낙인에 평생을 겪어 온 트라우마
그렇게 폐인이 되어간 1980년 4월 동원탄좌 광부들.
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는 진리와 진실을 알게 된
‘진화위’에서 “국가 차원의 사과. 보상 등”을 권고했지만
가해자인 정부는 ‘국가폭력’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없다
치를 떤 고문에 몸과 마음이 망가진 7~80대 피해자들
모두가 죽고 난 후, 그때는 누구에게 사과할 텐가?
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
우리가 이들의 피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!
살았을 때, 뜨겁게 뜨겁게 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한다!
이원갑, 신경, 윤병천, 김영복, 김해용, 구정우, 노금옥, 신철수, 민기복,
황인오